‘문제’라는 이름표 붙이기 전 상담이 중요 인지주의력평가 등 진행 후 적절한 치료 관건
  • 아들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던 시대는 이미 지났고 하나뿐인 아이가 누구보다 잘 자랐으면 하는 기대와 관심이 훨씬 더 큽니다. 특히 최근에는 아이들의 ‘마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소아청소년정신과의 문턱이 낮아지는 등 긍정적 변화도 생겼습니다.

    때론 병원을 방문한 부모님 중에 ‘우리 아이가 너무 산만해요.’라고 콕 집어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니 인식 변화가 매우 놀라운 일이죠. 그러나 사실 대부분은 어떤 경우에 병원을 방문해 상담을 받아야 할지에 관해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단지 또래보다 조금 활발하고 유별나다고 해서 정말 문제가 있는 아이로 봐야 하는 걸까요?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 ADHD(Attention-Deficit Hyperacitivty Disorder)는 종종 발병하는 질병이 아니라 ‘발견’되는 질병이라고 합니다. ADHD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지만, 유아기에 보이는 주의산만과 활동성은 정상 발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아 시절에는 굉장히 온순하고 차분했던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전후로 가정과 학교에서 이전에는 없던 모습을 보이고 지적할 일이 많아지면서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죠. 

    단순히 머리가 굵어져서 어른들에게 대드는 것인지, 본격적으로 학습을 시작하니 적응이 어려운 것인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말 못 할 고민이라도 생긴 것인지, 그 이유는 정확하게 알 수가 없지만 분명 우리 아이가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주의 집중력의 문제가 아니라 과연 이런 문제들을 가진 우리 아이가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실제 모가 난 돌이 정을 맞듯 반복되는 부정적 피드백들에 우리 아이는 ‘왜 나는 이렇게 밖에 못 하는걸까?’, ‘왜 다들 나한테만 그러는거야?’라고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전자는 좀 우울할 것 같고 후자는 왠지 억울해서 화가 나 보이죠.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해결될 거라 믿었던 우리 아이의 문제들은 청소년기에 이르러 2차적으로 정서적인 문제와 대인관계 문제가 생기곤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을 것 같은 아이가 부모와 사소한 일들로 잦은 부딪히고 또래 사이에서 소외되거나 자주 싸우며, 학교에 적응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일단 저지르고 보는 충동적인 행동들이 생겨나죠.

    그 문제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잘못했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 아이는 더욱 마음을 다칩니다. 자신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이유에 세상은 ‘문제’라는 이름표를 붙여버리니 억울한 심정이 더 격해지죠.

    이런 문제들이 보인다면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와 먼저 상담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직접적인 면담 및 행동 관찰, 진단적 검사, 인지주의력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임상적인 진단이 내려지면 그 후에 치료에 대해 상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치료를 통해 우리 아이가 이전에는 자신이 없고 하기 싫었던 자주 지적을 받아왔던 여러가지 활동들에서 긍정적인 자신의 본모습을 발견해 자신감을 얻는다면 그것이 ‘행복하게 자라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