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RSV에 ‘사람 메타뉴모’까지… 영유아, 바이러스 비상

입력
기사원문
민태원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올 가을 이례적으로 동시에 유행
중복 감염 땐 ‘중증 폐렴’ 위험 커
어린이 진료 장면. 최근 영유아를 중심으로 인플루엔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에 이어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제공

보건당국이 영유아를 중심으로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감염증 유행 주의보를 내렸다. 이 바이러스의 경우 통상 봄부터 여름까지 발생하지만 올해는 가을부터 이례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더구나 현재 유행 중인 인플루엔자(독감)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과 동시·중복 감염될 경우 ‘중증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부모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의 41주(10월 2~8일) 인플루엔자 및 급성호흡기 감염증 동향에 따르면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 검출률은 38주(9월 11~17일) 24.8%에서 41주 38.4%로 증가했다. 감염돼 입원한 환자는 같은 기간 63.1%(214명→349명) 급증했다. 입원 환자의 70~80%가 6세 미만이다.

인플루엔자 검출률은 낮은 수준(38주 1.3%→41주 1.0%)을 유지하고 있다. 독감 의심 환자 비율도 41주 외래환자 1000명 당 7.0명으로 40주(7.1명)에 비해 약간 감소했다. 다만 지난달 중순 내려진 유행주의보 발령 기준(4.9명) 보다는 훨씬 상회한다. RSV 검출률 역시 감소 추세(38주 15.7%→41주 14.3%)이나 지난해 전체 기간(1.9%)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 사람 메타뉴모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 지난해엔 검출률이 ‘제로(0)’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지난 2년간 잠잠하던 호흡기바이러스가 동시다발적으로 발호하는 양상으로 보인다.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독감이나 RSV 등 다른 호흡기 감염병처럼 38도 이상 고열과 기침 가래 콧물 코막힘을 겪고 심한 경우 쌕쌕거리고 호흡이 힘든 모세기관지염과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정성관(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이사장은 17일 “열이 38~39도 오르고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는 아이들 중에 독감과 코로나19 검사에선 음성인데, 나중에 메타뉴모바이러스에 양성인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요즘엔 한 가지가 아니라 인플루엔자와 메타뉴모, RSV 등 2~3개 바이러스가 동시 검출되는 아이들도 종종 본다. 이렇게 중복 감염된 아이들은 대부분 중증 폐렴을 앓아 한 번에 낫지 않고 입원 기간이 길어진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기침예절 등 기본 방역수칙 준수와 함께 각각 해당 백신 접종을 당부했다. 다만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 감염증은 아직 예방백신이 없다.

일각에선 증상이 비슷한 1개 이상의 호흡기바이러스에 동시 감염될 경우 어떤 치료법을 따라야 하는지 정확한 기준이 없어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자 프로필

국민일보 사회부에서 보건의료, 의학, 과학 보도를 맡고 있습니다. 암 등 질병예방, 금연, 자살 예방, 생명 윤리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생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