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튼튼하게] 아이 보는 데서 부모가 싸우면 정서적인 아동 학대 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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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지난달 19일은 아동 학대 예방의 날이었어요. 아동 학대라는 말을 들었을 때 먼저 떠오르는 사건은 아마 2020년 가을에 일어난 ‘정인이 사건’일 거예요. 양부모에 의한 학대로 16개월 된 정인이가 죽음에 이르게 된 사건이지요. 이 사건 이후 아동 학대 예방 등에 대한 관심은 커졌지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학대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아이만 40명에 이릅니다. 학대 가해자는 친부모인 경우가 68.5%로 가장 많았고요.

흔히 아동 학대라고 하면 아이를 때리거나 신체적인 위협을 주는 것을 떠올릴 거예요. 그런데 신체적인 것뿐 아니라 정서적인 학대도 아동 학대에 포함돼요. 정서적인 학대는 인지조차 못 하는 상황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어요. 또 훈육과 경계를 짓기도 애매할 수 있지요.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정서적 학대의 예를 소개할게요.

우선 불안감을 조장하는 것도 아동 학대예요. 예를 들어 부모가 아이들 앞에서 부부 싸움을 해서 가정 폭력이나 폭언을 목격하게 하는 것 등이에요. 또 언어로 모욕을 주거나 정서적 위협을 가하는 것도 학대에 포함돼요. “내가 너 때문에 죽고 싶어”처럼 아이를 원망하는 말을 하거나 “너를 버리고 집을 나갈 거야” 같은 말을 하는 것 등이죠.

도덕적인 가치관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도 아동 학대입니다. 훈육을 위해서라며 큰아이에게 작은아이를 가볍게 때리라고 말하거나, 미성년자가 출입하지 말아야 하는 장소에 데리고 가는 것 등이죠.

아이에게 지나친 강요를 하는 것도 아동 학대예요. 부모가 학대라고 인식하지 못할 수 있지만 밤늦게까지 재우지 않고 공부를 강요하거나 억지로 음식을 먹게 하는 것도 학대에 포함돼요. 또 벌을 주겠다는 이유로 방 안에만 가두어 두는 것도 학대입니다. 아동 학대의 예방은 이와 같은 일상의 행동이 학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합니다.

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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