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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필수의료가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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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10-05 10:33 조회23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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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 의사이다 보니 진료실에서 아이들과 얘기를 나눌 일이 많다. 엄마가 사준 이쁜 장난감 이야기, 어제 열린 태권도 승급 심사 이야기, 학교에서 선생님께 칭찬받은 이야기 등 내용도 다양하다. 진료를 받은 다음 수고한다며 나를 꼭 안아주고 간 꼬마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는 나중에 커서 우리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되고 싶다는 다섯 살짜리 남자아이였다.

맙소사! 날이 갈수록 심화되는 저출산의 분위기와 함께 산부인과와 더불어 임상과 중에서 인기 최하위를 다투는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되고 싶다니. 그것도 야간 진료, 주말 진료에다 병원에서 당직까지 서야 하는 우리병원에 오고 싶다는 말에 순간적으로 만감이 교차했다. 나중에는 아이의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아이가 대견하기도 하고,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구나 싶은 생각에 뿌듯함도 느꼈다.

요즘 '필수 의료' 논쟁이 한창이다. 어느 진료과의 어느 분야가 필수 의료인지가 뜨거운 감자인데, 이는 결국 정부의 지원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중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는 매 논의 때마다 맡아놓고 입에 오르내리는 필수 의료의 한 분야다. 이 두 과는 저출산으로 인해 소외된 동시에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아이러니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필수'라는 말은 누가 보아도 꼭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소아청소년과에 한정하여 예를 든다면, 증상이 심하지 않아 잘 놀고 있는 아이가 콧물약을 처방받으려고 한다면 '필요'한 의료일 수는 있겠지만, '필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반면에 한밤중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열이 나고 기침이 심한 코로나 환아나 열성 경련을 하는 경우 응급 상황으로 이어지기 전 신속하게 검사와 치료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의사의 진료가 필수적이다.

즉 의료에 있어 필수 의료 여부를 진료과목에 따라 결정하기보다는 특정 의료행위가 적절한 시기에 적정한 방법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특히 야간, 주말, 휴일 등 의료 공백이 발생하기 쉬운 시간대에) 환자에게 어느 정도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의료행위가 요구되는 환자 수와 이러한 수준의 의료를 담당할 의료진의 범위를 고려하여 정부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돌보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의사가 되었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좋아서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건강지킴이를 자처하며 어린이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의사로서, 병원을 운영하는 경영자로서 현실적인 어려움과 갈등이 없었던 바는 아니지만, 오늘보다 더욱 나은 미래를 기대하며 이 글을 쓰고 있다. '필수 의료'에 대한 발전적인 의견 교환으로 의료체계가 합리적으로 정립된다면, 진료실에서 만난 우리병원의 의사가 되고 싶다는 아이가 10년, 20년 뒤에도 같은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

[정성관 우리아이들병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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