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원격의료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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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10-19 16:30 조회261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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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때 사람들은 많은 불편감을 겪었다. 원격의료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오던 우리나라도 이 상황을 겪으면서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게 되었다. 원격의료와 비대면 진료를 동일시하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로는 원격의료가 더 광범위한 의미이고 비대면 진료는 원격의료의 방법 중 하나이다. 얼마 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비대면 진료가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원격의료는 초기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의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되었기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우리나라에서 큰 관심과 호응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되며 대면 진료 중심의 기존 의료체계가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자 정부는 한시적으로 규제를 완화하여 비대면 진료를 도입하였다.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비대면 진료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던 시기, 사람들은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격리 중에도, 밤늦은 시간에도 전문의료진의 관리를 받을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원격의료가 의료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정부가 빠른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이유는 이 정책이 의료의 책임 소재와 환자의 건강권을 담보로 하기 때문이다.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진과 문진만으로 진단을 내리고 처방을 하는 것이 과연 안전하고 최선의 의료행위인가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을 시행하기란 쉽지 않다. 설상가상 일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배달약국을 운영하고 전문의약품을 불법으로 광고하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신뢰성에 더 큰 금이 가고 말았다.
과거에는 의사 개개인의 전문성이 환자 진료에 있어 절대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의료공학(medical engineering)이 발달하고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의료에 융합되면서 원격의료를 통해 제공할 수 있는 의료의 수준이 혁신적으로 개선되었다. 물론 질병의 중증도를 판단하고 수술 여부 및 시기 등을 결정하는 것과 같이 촌각을 다투는 진료에는 원격의료가 적합하지 않을 수 있지만 예전에 비해 디지털 의료를 이용하는 추세는 확연해졌다. 우리 병원도 최근 소아의 호흡음을 전자청진기로 모니터링하여 비정상 호흡음을 감별해주는 딥러닝 기술에 대한 연구 결과를 학회에 발표하였다.
현실적으로 환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디지털 격차, 비대면에 따른 라포르(환자와 의사와의 관계) 형성과 소통의 어려움, 검사를 동시에 진행하기 어려운 점 등 극복해야 할 문제가 산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번 코로나 19 팬데믹 시기를 지나면서 원격의료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원격의료 시장 규모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기류에서 원격의료의 전문성과 신뢰, 안정성 등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고 환자들의 편리함과 공간 및 시간적 제약이 덜한 진료 시스템 등의 장점은 살려서 미래 의료시장을 주도해나가는 편을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정성관 우리아이들병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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